BNK금융, 회장 후보군 18명… 외부인사 9명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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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3, 2022 05:3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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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그룹이 13일 지주 최고경영자(CEO)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 다만 외부 인사 9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관치 금융 우려 속 정관계 출신 인사가 후보군에 합류했을지, 이른바 ‘만 70세 룰’이 없는 BNK금융 회장 자리에 고령 후보가 도전할 가능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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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 사옥. /BNK금융지주 BNK금융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CEO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이날 확정된 BNK금융 회장 후보군은 그룹 계열사 대표 9명과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외부 인사 9명 등 총 18명이다. 임추위는 CEO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내부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 9명 모두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후보군 중 내부 인사론 승계 규정에 따라 지주 사내이사 겸 자회사 대표 9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이다.
이 중에선 안감찬(59) 부산은행장과 이두호(65) BNK캐피탈 대표가 2차 후보군(최종후보자명단·숏리스트)을 통과할 수 있는 유력 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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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감찬 부산은행장(왼쪽)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조선DB 그러나 BNK금융은 이날 확정한 CEO 후보군 중 외부 인사 9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BNK금융지주 출신인 빈대인(62)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62) 전 경남은행장, 안효준(59)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후보군 명단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이팔성(78)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석열 정부서 전성기를 맞은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전신) 국장 출신인 김창록(73) 전 산업은행 총재, 행정고시 33회로 한국자금중개 사장을 지낸 이현철(57) 우리카드 감사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70대 고령인데다가 금융계 오래 떠나 있던 인물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고, 부산·경남 지역에 연고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추위는 CEO 후보군 18명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받아 다음 주 중 서류 심사를 거쳐 CEO 1차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경영계획 발표, 외부 평판 조회 결과를 반영해 2차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심층 면접으로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BNK금융지주 회장의 윤곽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드러나고, 최종 후보는 빠르면 1월 중순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에서 결정된 최종 후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임추위 관계자는 “내년에도 금융시장의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BNK금융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기 위해 최대한 공정하게 승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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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 /뉴스1 금융권 안팎에선 BNK금융 이사회가 최근 외부 인사도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농협금융에 이어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금융당국 조사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앞서 BNK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 승계로 회장직을 선임키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국정감사 당시 BNK금융의 이런 선임 방식을 두고 여권에서 폐쇄적이란 비판이 나오자 이사회는 최근 외부 인사도 조건 없이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규정 일부를 바꿨다.
BNK금융 차기 회장은 회장 후보군 제외 임추위 소속 사외이사 6명의 손에 달려있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허진호 변호사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박우신 전 롯데케미칼 상무 ▲김수희 변호사 등이다. 롱리스트는 규정에 따라 정해지지만, 숏리스트를 추리고 최종 후보를 정하는 과정은 임추위원들의 몫이다. 대부분 김 전 회장과 인연으로 합류했고, 박우신 이사는 BNK금융 최대 주주인 롯데 측 추천 인사다.
BNK금융 내외부에서는 ‘금융권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BNK금융 회장 후보군 확정을 하루 앞둔 12일 한국노총, BNK부산은행 노조, IBK기업은행 노조, 참여연대 등과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 분야 정부 관료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 외부 출신 CEO 임명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배후에 ‘모피아’들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외부 인사 후보군은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기 위한 사전 작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